일 상

할머니

제천늘보 2015. 3. 20. 13:26

나를 어려서부터 키워주신 할머니가

금요일(6월5일) 저녁에 운명을 하셨다..

향년 97세이다..

 

95세로 알고 있었는데 97세라고 아버님이 알려 주셨다..

할머니 연세도 모르고..불효자네요..  

 

울 형제들은 모두 7살만 되면 부모님 품을 떠나,

제천 시내에 있는 할머니댁으로 유학을 와서 국민학교부터 다녀야 했다.  

 

부모님은 단양 적성면에서(축구선수 송종국과 같은동네) 농사를 지으셨고.

울 형제들 공부시키려고 제천시내에 집과 땅을 사놓고 부모님이 제

천으로 나오셔서 우리 자식들을 키우려고 했는데

부득불 할머니가 우기셔서 조부모님이 제천으로 나오셔셔 우리를 키우셨다..  

 

어린 마음에 할머니가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어찌 되었든 울 형제들을 키워 주셔셔 넘 감사하다.  

 

리가 다 커서 대학,직장 다니고 할때,

부모님도 제천으로 집을 사 가지고 나오셨지만..

어릴때 부모품을 떠나서 할머니 밑에서 공부하는게 넘 싫었다.  

 

조금만 서러우면 부모님 얼굴이 아른거렸다.

할머니가 혼도 많이 내셨다.

  

하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국민학교 1학년때

제천에서 단양까지 50리길을 할머니 몰래 걸어간 적도 있었다.  

 

산을 넘고 계곡을 지나 단양집에 도착해서 할머니한테 얘기도

안하고 왔다고 엄마한테 혼날까봐 뒤안에 숨어있다가,

엄마가 발견하고 부둥켜 안고 울기도 했던

기억이 지금도 뚜렷이 남아있다.  

 

울 할머니는 65세 정도때부터 녹내장이 걸려서 눈이 안 보이는 상태이고

10년전부터는 귀도 먹어서리 사시는게 사는게 아니었다..  

 

울 어머니가 봉양 하시는라고 엄청 고생을 많이 하셨다..  

오늘 제천 연화장에서 화장을 하고 단양 금수산 선산에 있는

가족 납골묘에 모셨다..

 

32기가 들어가는 가족 납골묘이다.

 

나도 죽으면 가족 납골묘로 들어가야한다..  

화장해서 가족 납골묘로 모시니까 깨끗하고 번거로운 일이 없어서 좋았다.

 

할아버지 돌아 가실때만 해도 가족납골묘가 없어서 묘를 파는라고 생고생을 했는데..  

 

할머니~   

좋은데 가셔셔 영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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