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가 어린이집 다닐때인 5살때쯤,
겨울이였다.
원주 학성동 삼천리 아파트에서 살 때인데..
속초, 강릉으로 출장을 갈 일이 갑자기 생겼다..
아침에 출발하기전 날씨 정보를 보니 영동지방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해서, 제 시간에 올 수 있을까 걱정은 되었지만,
그래도 안 갈 수가 없는 형편이라 출발하면서 어린이집에 전화를 했다..
오늘 제가 혹시 늦을지도 모르니 딸랑구를
아파트에 데려다 주지 말고 어린이집에서
조금만 더 봐 주면 안 되겠냐고 했다.
최소한 저녁 8시전까진 도착한다고 했다.
그러니 아버님 걱정마시고 다녀오세요 하더라구요..
보통은 딸랑구가 집에 오기전에 내가 먼저 집에 도착해서
딸랑구를 기다리면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현관 초인종을 누르면 내가 문을 열어 주는 식이였다.
강릉 볼 일을 보고, 속초 볼일을 볼때까지는 눈이 안 왔다..
근데 속초에서 원주로 오려는 시점에 폭설이 내렸다.
차들이 엉금엉금..
큰일났다..딸랑구 걱정 땜에..
그때만 해도 영동 고속도로도 편도1 차선,
속초에서 강릉까지 국도도 1차선인 시절이였다.
안절부절 하면서 7시 30분쯤 어린이집에
도착해 보니 문이 걸려있다.
전화해도 전화도 안 받고..
부리나케 아파트에 가 보니 집에도 없다.
아파트 관리 사무실에 가서 방송 요청을 해서 보니,
1층에 사시는 아주머니댁에 딸랑구가 있더라고요.
딸랑구가 나를 보자마자 아빠하고 막 울고 난리가 아니다.
1층에 사시는 아주머니 말씀을 들어보니
딸랑구가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리는게 보이더란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 가더니 조금 있다가
딸랑구 울음소리가 나서 올라가 보니 내가 없더란다.
내가 없으니 당연히 아파트에는 못 들어 가고...
그래서 데리고 내려와서 딸랑구를 돌 봐 주셨단다..
넘 감사하더이다..^^
그 이튿날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따졌다.
원장이 내가 전화해서 조금만 더 딸랑구를 봐 달라고
한 사실을 모르고 있더라고요..
어린이집 강사가 잊어 버리고
원장한테 얘기를 안 했나 보다.
전화 받았던 강사를 자르던지 해야지..
직업 의식이 이렇게도 없어서야 원~
막 뭐라 하고 그 날로 그 어린이집에
안 보내고 다른 어린이집을 보냈다..
요즘은 이런 어린이집은 없겠지?
지금 생각해도 괘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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