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겨울방학만 되면 금수산 자락에 있는 부모님댁으로 내빼서 부모님의 따스한 품에서 겨울을 지냈지요. 아침 소죽은 새벽에 아버님이 끓여 주시고, 저녁 소죽은 거의 늘보가 끓여 주었지요. 큰 가마솥이 걸린 사랑방 아궁이에 불 때는게 재미도 있고, 잔불에 고구마 구워먹는 재미도 있어서 저녁 소죽은 늘보가 거의 끓였네요. 김이 펄펄나는 소죽을 들고 소 여물통쪽으로 가다보면 김이 앞을 가리어 넘어지기도 몇번을 하였네요. 튼실한 암소가 여물 냄새를 맡고 목을 길게 빼고, 빨리 달라고 보채는 모습도 선하게 기억에 있네요. 어찌 되었든 늘보네 소는 넘 잘 묵어서 살이 통통한거로 기억이 됩니다. 나무를 때다보면 잡나무는 너무 잘 타기도 하고, 계속 나무가지를 집어넣어 주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엄니도 안방 부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