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무암사 인연

제천늘보 2015. 3. 24. 17:17

무암사 전경~

이 절 뒤에 보이는 산을 넘어가면 늘보가 태어난 고향동네 단양군 적성면 하원곡리입니다.

밑에 벚꽃 사진은 이 절 올라 가다가 찍은 겁니다~

 

 

 인연 1..

85년 쯤인가 늘보 아버님께서 이 절에서 한 1년동안 거주를 하셨다.
물론 공짜로 계신거는 아니고 당시에 돈도 없는 농부이니까 절에 나무도 해 주고,

절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시면서 요양차 계셨다.

 

울 아버님은 어머님 말씀에 따르면 젊어서부터

워낙 약골이라서 잔병치레가 많으셨단다..

 

인연 2.

 

늘보가 고교 2학년 여름방학때 단양 하원곡리 고향집으로 가서

농사일을 거들때, 고향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한다.

무암사 계곡으로  가자고 얘기가 되었다.

 

농사짓는 돈도 없는 부모님들께 졸라서 없는 돈을 타내어

낡은텐트, 쌀,라면,꽁치 통조림등등을 싸들고 새목재를
넘어서 1박 2일로 무암사 계곡으로 놀러갔다.

교련복을 입고 갔다.

테이프 넣어야 음악이 나오는.

들고 다니는 카세트를 들고서~

도착하니 오후 2시쯤이다..
버너에다가 찌개 끓이고,

밥하고 해서 깡소주에다가 먹으니 취한다.

깜깜한 저녁에 황덕불을 해 놓고, 팝송 틀어놓고,

개다리 춤을 추고 있자니.. 뭔가 이상하다..
잘 안 보이는데서 뭔가가 서 있다..

목탁을 두들기면서리~ㅠㅠ
나중에 알고보니 무암사 주지 스님이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우리가 노는데까지 오셔셔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말씀을 안 하시고,
그저 눈물을 흘리면서 목탁을 두드리신다..ㅠㅠ
 
이후로 이날 저녁을 넘 조용하게 보내다가 왔다.

넘 감동을 먹어서리~

 

인연 3.

 

85년 여름쯤인가?

고향에 잠깐 내려와 있는데 무암사에 같이 놀러갔던

상원곡리에  사는 김덕선이라는 친구가 죽어서

화장을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49재를 무암사에서 지내고,

신위도 무암사 모신다고 해서 무암사에 갔다.

가서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당시에 늘보가 눈물깨나 흘렸다.

 

당시에 이 칭구 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엄니만 계셨는데 아주 주정뱅이 욕쟁이 엄니다..

 

이 친구 지금에 생각을 해 봐도 인물이 사나이답게 넘 잘 생겼다.

탤런트 저리 가라다..  성격도 좋았고~

 

이 친구가 고교 졸업후에 서울로 취업하러 가서,

일은 안하고 아주 이쁜 여자를 델꼬 내려왔다..

 

둘이서 집에서 고추도 따고,

농사일 거들던 와중에 산달이 되어 출산중에 여자가 그만 죽었다..

 

당시에 우리 동네엔 버스가 하루가 세번 다녔다.

전화도 없던 동네이고~ㅠㅠ

 

돈도 없고 아는것도 없으니 병원은 언감생심이고~ㅠㅠ

딸랑구는 다행히 살았다..

 

결혼도 안 했으니 부부도 아니지만 사랑 하나로 맺은 인연인데~ㅠㅠ

이 친구가 방황을 한동안 했다.

 

애 엄마 죽고나서 술먹고 제천 시내에 있는 00나이트 클럽에서

술먹고 주정을 부리다가 주방장이 들고 나온 사시미에 찔려 죽었다.

 

그때 나이 22살쯤 되었나? 

 

졸지에 핏덩어리 딸랑구는 고아가 되어 부렸다~ㅠ

 

욕쟁이 엄니는 술 주정뱅이라 키울 형편도 안되고

고아원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넘 슬프다.

 

당시에  늘보가 데려다가 키울까 하다가

울 부모님한테 엄청나게 혼 났다.

 

이래저래 무암사는 늘보하고 인연이 깊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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