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부모님

제천늘보 2024. 11. 1. 10:56

 

나의 아버지는 단양군 하원곡리 금수산 꼭대기 동네인

소주골이라는 촌구석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밑으로 여동생들이 세명이 있다.

나에겐 고모님들이 되신다

 

조부모님이 작으셔서 덩치도 땅딸하시다.

 

아버지는 키가 160cm도 안된다.

어머니는 163cm. 당시에 여자 키로는 엄청 크신 편이다.

 

아버님은 부지런하시고, 예의범절 깍듯하시고,

법 없이도 살 분이다.

 

워낙 빈농에서 태어났기 땜에 국민학교만 겨우 졸업을 했다.

국민학교 졸업하고 농사에 전념하면서 독학으로 한문을

공부하셔서 한문엔 일가견이 있으시다.

 

필체도 수려하시고~

 

18살에 장가를 갔다.

걸어서 반나절 걸리는 이웃동네 덩치 큰 처자한테 장가를 갔다.

 

젊어서 결핵에 걸려 고치는라고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했다.

구렁이도 삶아대고, 굼벵이도 잡아먹고~ㅠㅠ

 

군대를 갔다. 춘천에서 복무를 했다.

당시의 군대는 먹을것도 모자라고,

구타도 심해서 엄청 고생을 하다가 병장으로 제대를 했다고 한다.

 

이때 덩치 큰 어머니께서 열심히 농사를 지으셔서

소주골보다는 평지인 밑에 동네로 땅과 집을 사서 이사를 했다.

 

늘보가 어릴적에 집에서 양을 키워 젖을 짜서

울 형제들이 먹던 기억이 지금도 있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시고,

해거름엔 맨날 지게를 친구 삼아서

소꼴도 베어 오시고, 나무도 해 오셨다.

 

동네 구멍가게를 그때 당시엔 조합이라고 불렀다.

 

어머님의 심부름으로 조합을 갔다가 오다보면

아버지가 군인 아저씨들 모아놓고 지휘를 한다.

당시엔 신기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병장출신이 모자라서

아버지가 동네 예비군 소대장을 했다고 한다.

 

이때는 단양 촌구석에서 젤로 큰 집에서 살았다..

땅도 제일로 많았고. 이장님도 하고, 새마을 지도자도 하고.

 

소주골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에서 겨우 입에 풀칠만 하던

집안을 어머니가 시집을 오셔서 일으켜 세우신거다.

 

펄벅의 대지라는 소설에 나오는 여주인공 오란과 같은 존재이다.

기회되면 어머니에 대한 글도 한번 써 봐야겠다.

 

어머니는 국민학교도 구경을 못하신 문맹이시다.

고로 글자도 못 읽고, 쓰시지도 못한다.

 

예나 지금이나 아버지는 책을 넘 좋아하신다..

 

농사를 지으실때도 저녁 드시고 주무시기 전에

세로로 쓰여진 소설책을 소리내어 읽으신다.
그럼 어머니는 공짜로 소설책을 읽는거다..

 

그러다가 잠이 드시고~

좀 사는 집안에 태어났으면 완전히 선비과다.

 

자식은 6남 1녀를 두었다. 

장남하고 차남은 어릴때 먼저 북망산으로 내뺐다.

 

농사가 지긋지긋하다고 예전에 사 놓으신

제천 집으로 40대 후반에 나오셨다.

 

단양 집과 농토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현지인에게 빌려주고..

 

농사꾼이 시내로 나와 봐야 배운것도 없고,

할게 없으니 막노동을 하러 다니셨다.

 

너무 성실하게 70세까지 노가다를 하셨다.

 

울 자식들이 하지 말라고 말려도,

집에서 노는것 보다는 일하는게 좋다고 하셔서 할 수 없었다.

 

고향에서 사업하는 형님과 늘보..

그리고 공무원인 남동생의 체면을 생각해서

제천에서는 안 하시고 거의 외지로 다니시면서 하셨다.

 

노가다 은퇴하실때 그동안 조금씩 팔어서 가용에 쓰시고

남아있던 단양 농토와 제천 시내에 있던 아버지 명의로 된

땅은 전부 팔어서 현금화해서 부모님께 드렸다.

 

돌아 가실때까지 두분이서 쓰시라고.. 2억쯤 된다.

 

지금 연세가 77세인데 벌써 절반은 쓰셨다고 한다.
거의 어머니 병원비로 쓰셨다고 한다. 

다 쓰시면 울 자식들이 도와 드리면 된다.

 

다행히 아버님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건강하신 편이다.

 

어머니는 젊을때 농사 짓는라고 너무 고생을 하셔서

디스크와 관절염땜에 고생을 하신다.

 

 

어머니 49재와 생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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