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인동주

제천늘보 2018. 12. 19. 10:50


엇저녁에 몇년전 저희 회사에서 정년 퇴직한 분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뭐 좀 줄게 있으니 퇴근하면서 자기네 집에 들리라고 합니다.


퇴근후 들려보니 이 담근 술을 주면서 연말이나 연초에

직원들 단체 회식할때 먹으라고 주십니다.


인동주라고 합니다.


몸에 좋은 보약이라고 하면서 저보고도 마셔 보라고 하는데.

알다시피 저는 금주중이라 나중에 맛을 본다고 했지요.


이 분은 술도 못 드시는 분인데..

집에서 놀면서 주구장창 종류별로

담근 술을 엄청 담가 놓았드라고요.


63세인데..

퇴직할때도 힘이 남아 있으니 계속 근무하시라고 했는데도,

굳이 고집을 내세워 퇴직을 하신 분입니다.


근무할 기력만 있으면 칠순까지 근무해도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는데.. 자녀들도 다 독립했고, 

돈 들어갈 일도 별로 없다고 하면서

편하게 노후를 보낸다고 하면서 퇴직을 강행하신 분이지요.


퇴직을 해서 월급은 안 나가지만 전공 자격증이 있으니

지금도 저희 회사 직원으로 되어 있지요.


용돈 정도의 경비를 지급하고 있지요.


저희 회사가 바쁠때 나와서 일당 좀 뛰어 달라고 해도

본인은 싫다고 합니다.


평생 전기 현장 일만 했는데.

이제는 좀 쉬고 싶다고 합니다.


사실은 나도 쉬고 싶은데..ㅎ


치매가 와서 술 이름을 자꾸 잊어버려서 

아예 써서 붙여 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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